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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 HR팀 생존기

와인 테이스팅 키트를 활용하여 취향 찾기

by 규나대디 2025. 4. 11.
당신만의 와인 여정을 시작하는 가장 감각적인 방법

 

와인은 단순한 음료를 넘어 감성과 취향의 예술이다. 누군가는 과일향이 풍부한 와인을 좋아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깊은 토양 향과 스파이스가 느껴지는 와인에 매혹된다. 하지만 입문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내가 좋아하는 와인이 뭔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와인 테이스팅 키트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테이스팅 키트를 활용해 나만의 와인 취향을 찾아가는 방법을 찾아보자.

 

취향을 찾는 여정, 왜 테이스팅 키트인가?

와인 테이스팅 키트는 향과 맛에 대한 이해를 돕는 훈련 도구이자, 감각을 깨워주는 훌륭한 길잡이다. 수십 가지의 대표 향을 소형 병에 담아 후각을 자극하며, 시트와 노트를 통해 테이스팅 경험을 구조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키트를 통해 **‘객관적인 기준으로 내 주관을 표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취향이란 정답이 없는 영역이다. 다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덜 끌리는지를 스스로 알아야 그다음 선택이 가능해진다. 테이스팅 키트는 그 감각의 ‘지도’를 만드는 역할을 해준다.

 

 

1단계: 향의 언어 익히기

와인 향은 수백 가지로 나뉘지만, 테이스팅 키트는 가장 대표적이고 빈번하게 등장하는 향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보통은 12가지, 24가지, 많게는 54가지 향을 제공한다. 초보자라면 과일류, 꽃, 향신료, 나무, 흙냄새 등 크게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해 접근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항목을 먼저 맡아보자:

  • 과일 향: 블랙체리, 사과, 자몽, 건포도
  • 꽃 향: 장미, 제비꽃, 백합
  • 향신료: 바닐라, 시나몬, 후추
  • 나무/흙 향: 오크, 담배, 버섯
  • 기타: 버터, 꿀, 커피, 가죽

이때 중요한 건 향을 맡고 ‘무엇을 연상하는가’이다. 꼭 정답일 필요는 없다. 어떤 향은 어린 시절 먹었던 사탕, 혹은 친척 집 냄새와 연결될 수 있다. 그 감각적 기억을 언어화하는 연습이 곧, 취향을 구체화하는 첫걸음이다.

 

 

2단계: 와인과 향 연결하기

향을 충분히 익혔다면, 이제 실제 와인과 연결해보자. 3~5종의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준비한다. 가능한 한 포도 품종, 산지, 숙성 방식이 서로 다른 와인을 선택하면 좋다:

  •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상큼한 산도와 허브 향
  • 프랑스 샤르도네 (오크 숙성): 바닐라와 버터 향이 강함
  • 이탈리아 키안티: 체리 향과 스파이스 풍미
  • 스페인 리오하: 가죽, 담배, 베리 향
  • 캘리포니아 진판델: 진한 과일과 초콜릿 풍미

각 와인을 테이스팅하면서 다음을 기록한다:

  • 가장 먼저 느껴지는 향은 무엇인가?
  • 어떤 향이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가?
  • 어떤 향은 낯설거나 불쾌한가?
  • 향과 맛 중 어떤 요소가 더 기억에 남는가?

이런 기록을 반복하다 보면, “나는 신선한 과일향을 좋아한다”, “나는 흙 향이나 스모키 한 와인엔 거부감이 있다”는 식의 취향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3단계: 테이스팅 노트로 취향을 시각화하기

와인 테이스팅 키트에는 보통 테이스팅 노트 시트나 아로마 휠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자. 각 와인을 마신 후 다음과 같은 항목을 노트에 기입해 보면 좋다:

  • 외관: 색상, 투명도
  • 향: 주요 향 3가지
  • 맛: 단맛, 산도, 탄닌, 바디감
  • 전체 인상: 선호 여부, 이유

이 테이스팅 노트가 쌓이면 쌓일수록, 자신의 와인 취향은 명확해진다. 이를테면 “나는 중간 바디에 산도가 살짝 높고, 시트러스와 허브 향이 강한 화이트 와인을 선호한다”는 식의 구체적인 표현이 가능해진다.

 

이는 단순한 취향 발견을 넘어,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와의 소통, 와인 쇼핑 시 선택의 기준 등 실생활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4단계: 페어링과 감정까지 확장하기

와인은 향과 맛 그 자체뿐 아니라, 함께하는 음식, 장소, 사람과의 조화를 통해 더 큰 경험이 된다. 와인 테이스팅 키트를 활용한 취향 찾기 여정에서, 특정 와인이 어떤 상황에서 더욱 좋았는가까지 기록해보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예를 들어:

  • “이 샤르도네는 연어구이와 함께하니 훨씬 부드럽게 느껴졌다.”
  • “이 레드 와인은 혼자 책 읽을 때 마시기에 완벽했다.”
  • “이 와인은 친구와의 저녁 자리에서 특히 감미롭게 느껴졌다.”

이러한 감정과 맥락까지 포함시킨다면, 취향은 단순히 미각적 선호를 넘어서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통합된다.

 

 

 

와인을 즐기는 방법은 수없이 많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만큼 확실하고 지속적인 즐거움은 없다. 와인 테이스팅 키트는 단순한 교육 도구를 넘어, 취향이라는 감각의 지도를 함께 그려나가는 동반자다.

 

 

당신이 좋아하는 와인은 당신의 기억, 감정, 경험이 어우러진 하나의 정체성일지도 모른다. 그 여정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것은 단 하나, 향을 맡고, 와인을 마시고, 느낀 것을 솔직하게 기록하는 일이다.

자, 이제 와인잔을 들고 당신만의 취향 여정을 시작해 보자. 그 길 끝에는 더 감각적인 당신이 기다리고 있다.